2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2부)
8월 31일 (목요일)
계획 vs 현실
둘째 날은 다음과 같은 일정을 계획했었습니다.
- 숙소 조식
- 09:00~10:00 체크아웃 후 차량 렌트
- 10:00~12:00 가무이곶 이동 (유료도로)
- 12:00~12:50 가무이곶 투어
- 12:50~13:10 식당 이동
- 13:10~14:00 まるてん佐藤食堂(우니동 + 생선구이) 점심식사
- 14:00~15:30 오타루 이동
- 15:30~16:00 오타루 숙소 체크인 및 짐 정리
- 16:00~18:00 오타루 시내 관광
- 동선: 유니클로 → 오타루 오르골당 → 르타오(LeTAO) 아이스크림 → 사카이마치 거리 산책 → 카마메이 공장 → 오타루 공원
- 19:30 이자카야 ‘かまわぬ’ 예약 방문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은 달랐습니다.
예기치 못한 고난, 가무이곶
아침 날씨가 화창하여, 비가 올 때 대체하려던 플랜 B 대신 가무이곶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꼭 보고 싶어 했던 ‘비다(美多)’ 풍경을 위해 길을 나섰지요. 하지만 가무이곶은 유모차 진입이 어렵고 경사가 있는 길이라 아기를 안고 마치 등산하듯 걸어야 했습니다. 이상기온으로 33도까지 치솟은 홋카이도의 무더위 속에서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샤코탄블루로 불리는 청명한 바다색을 감상할 수 있었던 점은 위안이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X4kDVY89cEhizCjp7
가무이곶 아이스크림 대소동
가무이곶 휴게소는 규모가 작고 가격이 비싼 편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5천 원가량이어서 선뜻 사주지 못했고, 이로 인해 아기가 울고 남편도 심통을 부리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원래 예정했던 우니 정식은 포기하고 오타루로 바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예정보다 일찍 오타루로
가성비가 중요한 남편의 기준에 맞춰 예약한 숙소는 넓고 깨끗했지만, 방 안에 개별 냉장고가 없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낮잠에서 깬 아기는 배가 고파 다시 울음을 터뜨렸고, 남편은 기분이 좋지 않아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급하게 숙소 근처 카마메이 분점에서 새우 오뎅을 사서 아기에게 먹이자 조금 진정되는 듯했습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는 기분입니다.
https://maps.app.goo.gl/Rp4rqpLVN3gvP9aD8
사카이마치 거리와 르타오에서의 달콤한 시간
허기가 달래진 아기는 사카이마치 거리를 걸으며 아이스크림과 멜론 등을 맛보았고, 르타오 매장은 시식 코너가 많아 가족 모두 달콤한 간식으로 기분을 전환했습니다. 예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여유로웠지만 날씨는 여전히 덥고, 남편은 "홋카이도가 추워 패딩을 준비하라더…”라며 웃음 섞인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LYo4D8zqy2BbNFEC9
하타스시(ハタ鮨)에서의 저녁 식사
저녁 무렵, 일주일 전 예약한 하타스시로 향했습니다. 예약 없이는 먹기 어렵다더니 우리가 첫 손님이라 한산했습니다. 70대 주인장 할아버지와 60대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맞아주셨지요. 추천 코스(5,500엔)와 작은 코스(2,800엔)를 주문했는데, 가격 차이에 비해 큰 구성 차이가 없어 남편은 약간 실망했습니다. 오타루 맥주는 약간 씁쓸한 맛이라 이후로는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아기를 위해 따로 달걀말이, 공기밥, 미소된장 등을 챙겨주셨지만, 아기는 이미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웠는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https://maps.app.goo.gl/xXoqTo1T2KBm1bjC6
오타루 공원 산행과 예상치 못한 소나기
식사 후 오타루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해질 무렵 바다를 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기대했지만, 구글 지도상 20분 이상 도보는 늘 변수가 많습니다. 경사가 심한 길을 아기를 업고 올라가니 사실상 ‘등산’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힘든 걸음 끝에 정상에 도착해 음료를 마시며 사진을 찍는 순간, 시트콤처럼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모기에게 뜯기며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린 뒤,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하산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 훈련 같은 일정이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nszH5dweFRmPRUcSA
이자카야에서의 힐링 타임
땀에 절은 채 숙소로 돌아와 샤워한 뒤 시간을 보니 7시 40분 정도였습니다. 예약한 이자카야를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조금 늦게라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예약 자리를 기다려주셨고, ‘엄마와 아들이 운영한다’는 이곳은 친절함과 맛 모두 일품이었습니다. 주방장이 직접 메뉴 구성을 조절해주어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겼습니다. 홋카이도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식당을 꼽으라면 이곳을 꼽을 만큼 나만 알고 싶던 최고의 식당이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dUPPeTcpRGpc4RDYA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아기가 가게 안 사람들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고, 돌고래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맥주를 마신 뒤 편의점에서 맥주 몇 캔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하자마자 바로 꿀잠에 빠졌습니다.
'아기와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3부) (2) | 2024.12.19 |
---|---|
2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1부) (1) | 2024.12.19 |
18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나고야 여행 (1부) (2) | 2024.12.18 |
돌아기와 함께하는 후쿠오카 여행 도전기 (4부) (2) | 2024.12.17 |
돌아기와 함께하는 후쿠오카 여행 도전기 (3부) (2) | 2024.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