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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해외여행

2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1부)

22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1부)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극성수기 여행은 비용 부담이 크기에 조금 시기를 늦춰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일정을 잡았습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은 여러모로 '도전'에 가까웠답니다.

  1. 비행 시간 연장 도전: 한 시간 정도는 아기가 잘 견디니, 조금 더 긴 비행시간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2. 첫 해외 렌트카 운전: 운동신경이 둔한(?) 남편에게 일본 렌트카 운전을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3. 일정 조정: 2박 3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약간 더 여유를 두어 4박 5일이라는 꽤나 긴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홋카이도는 이미 두 번 방문한 적이 있었던 곳으로, 좋은 기억만 남아 있어 남편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다만, 장시간 이동이 필요한 시레토코 대신 오타루와 노보리베츠 등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계획적인 성격 덕분에 3개월 전부터 숙소 예약과 시간대별 일정을 모두 준비했지만, 출발 직전까지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하느라 오히려 진이 빠졌습니다다. 바쁜 일상 속에서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점을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첫째 날 일정 (8월 30일, 수요일)

  • 14:05~16:45 신치토세 공항 도착 (1시간 랜딩 지연)
  • 17:45~18:45 공항 → 삿포로 JR 쾌속열차 이동 (약 45분 소요, 1,150엔)
  • 19:00 나카무라야 호텔 체크인
  • 19:30 숙소 인근 이자카야에서 저녁 식사

오전에는 짐을 좀 꾸물거리며 챙긴 탓에 9시경에야 출발했습니다. 공항은 한적했지만, 예상치 못한 지연 요소로 탑승 시간에 쫓기듯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해서는 JR 쾌속열차를 타고 45분 만에 삿포로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길어진 이동 시간에 아기가 조금 힘들어 했습니다.

랜딩 시 보이던 홋카이도의 논과 밭

 

숙소와 저녁 식사
숙소는 홋카이도청 바로 옆에 위치한 나카무라야 호텔이었습니다. 삿포로 역에서 도보 이동 15분 가량 소요되어 이동 시 다소 부담이 있었지만, 시설은 깔끔했습니다. 아기가 있어서 다다미방 위주로 숙소를 고르다보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습니다. 침구에서 아주 약간의 냄새가 났지만 큰 불편은 아니었고 호텔 직원분들이 모두 친절하셨습니다.

나카무라야 호텔 다다미방

 

https://maps.app.goo.gl/n5YEU5vqNTydoHR3A

 

나카무라야 료칸 · 7 Chome-1-1 Kita 3 Jo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0-0003 일본

★★★★☆ ·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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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이 늦다보니 해가 너무 져버려 저녁은 근처 이자카야에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작은 이자카야였는데 현지인분들만 가득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해 간단히 세 가지 요리를 주문했는데, 자리세 개념으로 나온 안주가 의외로 풍성해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세 개념의 안주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으나 그런 문화를 처음 접하여 이해가 부족했는데 일본을 몇 번 다니다보니 그런 술집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은 아기를 무척 예뻐해 주었고, 마지막에는 장난감을 활용해 아기를 돌봐주어 편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역시 일본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부드럽고 신선한 맛이 일품입니다.

자릿세 개념의 모듬 안주

 

https://maps.app.goo.gl/2dwDMo1ic5LMv7AS8

 

ダイニング 宵乃月 · 일본 〒060-0003 Hokkaido, Sapporo, Chuo Ward, Kita 3 Jonishi, 7 Chome−1-1 緑苑ビル B1F

★★★★★ · 이자카야

www.google.co.kr

 

 

작은 대욕장, 특별한 순간
숙소에는 온천수는 아니지만, 대욕장 형태의 작은 욕장이 있었습니다. 마침 아무도 없어 아기와 단둘이 전세 낸 듯 목욕을 즐겼습니다. 함께 탕에 들어가고, 함께 씻는 경험은 부모 자식 간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이 소소한 순간에 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첫날을 마치며

이동만으로도 너무 긴 하루였습니다. 도착부터 식사, 목욕까지 정신없이 보냈지만, 아기와의 새로운 여행지에서의 기대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잠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