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나고야 여행 (2부)
나고야 역 인근 숙소 선택
나고야역은 대도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경유지로서의 입지적 요소 때문인지 다른 지역에 비해 에어비앤비나 다다미형 숙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호텔이 많다보니 대부분 일본 특유의 매우 협소한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를 처음 경험한 남편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역에서 가까운 호텔 중 그나마 큰 사이즈의 침대를 구비한 호텔을 골랐는데 호텔 방 안에 침대와 작은 협탁 하나 외에는 공간이 없을 정도로 좁았지만 굉장히 청결하고 내부 구성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객실 이용에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호텔 내에 대욕탕도 보유하고 있고 다수의 어메니티를 무제한 제공하고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더할나위 없었습니다. 특히 고층 호텔이다보니 창밖으로 보이는 도심의 야경이 멋있었습니다.
https://maps.app.goo.gl/kXRQLHYTE58t9SUB9
나고야의 아침 - 코메다 커피와 함께
세상의 모든 주류를 사랑하는 남편은 날이 밝자 모닝 맥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육아 중에는 둘 중 한명은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모닝 맥주의 아쉬움 대신 나고야 여행의 주요 목적지 중 한 곳이었던 코메다 커피(Komeda's Coffee)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코메다 커피는 일본에서 매우 인기 있는 커피 체인점으로 1968년에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시작되어 현재 일본 전역 및 해외에도 체인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나고야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코메다는 아침 7:30~11:00 사이에 아침 메뉴를 제공하는데 단팥잼 토스트가 시그니쳐 메뉴입니다. 이른 시간 나고야의 어르신들이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즐기고 있었고, 원래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한 곳이지만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다행히 담배를 피는 분이 없어 편안히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단팥잼 토스트는 이것 때문에라도 다시 일본에 오고 싶을 만큼 맛있는 기억이었습니다. 후쿠오카에도 분점이 많이 있던데 아직 경험하지 못했어요!
https://maps.app.goo.gl/qyK1b1dh4mcKunev7
나고야의 아기 볼거리 - 전기과학관, 어린이 과학관
나고야 지역이 과학이 발전한 지역이라 과학관이 볼만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전기 과학관과 어린이 과학관을 방문하기 위해 길을 향했습니다. 입장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보니 근처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다양한 형태의 놀이기구들에 빠져든 아기가 놀이터에서 한참을 떠나지 않아 과학관 방문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나고야시 과학관은 워낙 과학 관련 체험과 사이언스 쇼, 플라네타리움 등 볼거리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고, 바로 옆에 나고야시 미술관도 위치하고 있어 초등학생 정도되는 아기들과 여행 시 이곳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주말인데도 단체 견학을 온 아이들이 많더군요.
https://maps.app.goo.gl/xg3wZvrGpAwc8FC89
나고야의 점심 - 된장 돈까스
나고야의 명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된장 돈까스를 먹기 위해 된장 돈까스의 원조라고 알려진 야바톤 야바쵸본점의 11시 입장 시간에 맞춰 예약을 하였습니다. 15분 전 쯤 도착했지만 이미 열댓명 줄이 서 있었고, 11시 정각부터 입장을 해야 해서 줄을 서서 잠시 대기해야 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XDUrH3ZesVqjXaRAA
된장 돈까스는 생각보다도 좀 더 짰지만 튀김의 "익힘" 정도가 매우 완벽하여 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기도 두껍고 양도 많아서 한참을 소화가 안되더군요.
공원에서의 작은 휴식
아침 일찍부터 열정적으로 놀이터에서 놀고 밥도 배불리 먹은 아기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자유의 시간이 생긴 우리는 나고야 시내에서 한참 쇼핑을 했습니다. 나고야는 도시 규모가 큰데 반해 관광객이 많지 않다보니 오히려 쇼핑 면에서 블루오션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쇼핑거리가 많았습니다. 식곤증 때문에 커피숍을 찾아보았는데 스타벅스 같은 체인을 제외한 로컬 커피숍들은 모두 실내 흡연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아이를 데리고 입장하기 어려워 공원에서 캔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도심이라도 중간 중간 작고 큰 다수의 공원들이 있어 편히 쉬어가기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선선한 5월의 날씨 아래 나고야 시민들의 생활을 관찰하며 아기가 깰때까지 한적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의 간식 - 나고야의 테바사키
생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남편의 요청에 따라 맥주를 파는 이자카야 같은 식당을 찾았습니다. 후쿠오카에서 먹었던 테바사키의 원조가 바로 나고야 입니다. 원조의 맛은 어떨까요? 나고야 닭날개는 후쿠오카의 것보다 약간의 후추 맛이 강한 오븐에 구운 맛이었습니다. 집에서 닭날개를 사다가 후추+소금 간을 해서 오븐에 구워먹어도 비슷한 맛이 날 것 같습니다.
놀이터 2탄
몇 가지 주전부리를 먹고 쇼핑길에 나섰다가 또 놀이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의 몸이 이미 반쯤 유모차를 탈출하였습니다. 일본의 놀이터를 여러 곳 둘러보다 보니 구조, 안정성, 창의성 등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요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디자인이 점점 획일화 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나고야의 공원 놀이터는 재미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놀이터를 디자인하는 직업이 있다면 세계의 여러곳을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고야의 저녁 - 장어구이
나고야는 에도시대부터 장어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라 장어 요리가 발달했고 일본 장어구이(히츠마부시, 櫃まぶし)의 원조 지역입니다. 히츠마부시란 "히츠(櫃)"는 밥을 담는 나무 용기, "마부시(まぶし)" 마부스의 명사형으로 소금이나 가루 등을 식재료에 바른다는 뜻으로 장어를 잘라 밥 위에 골고루 얹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나고야에 왔으면 장어구이를 먹어야겠죠? 나고야에는 정말 유명한 장어덮밥 식당이 많은데 대부분 사전 예약이 불가능한 형태라 아기가 있는 우리 가족은 가장 유명한 곳 외 사전 예약이 가능한 중 평이 괜찮은 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은 매우 운치 있고 장어덮밥을 좋아하는 아빠가 생각날 정도로 음식도 맛이 있어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한 번 오고 싶었습니다. 중심가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택시를 타고 왔지만 근처에 유니클로가 있어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는 일정을 계획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https://maps.app.goo.gl/ia6evMBrXJjS369Y9
마무리
나고야는 다른 일본 도시들에 비해 관광지는 적지만, 대신 많이 번잡스럽지 않고 일본인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소소한 매력과 특별한 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숨은 쇼핑 천국으로 쇼핑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곳입니다.
팁:
- 에어비앤비보다 비즈니스 호텔이 일반적입니다.
- 코메다 커피와 단팥잼 토스트, 된장 돈까스, 테바사키, 장어구이는 나고야의 명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