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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해외여행

18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나고야 여행 (1부)

18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나고야 여행 (1부)


왜 나고야인가?

아시아나 마일리지 중 일부가 곧 소멸 예정이라 마일리지 소진 목적으로 갑작스럽게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 거의 1년 전에 티켓이 소진되어 버리기 때문에 구매 가능한 티켓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잔여 티켓 중 일정이 가능한 곳이 나고야 밖에 없었기 때문에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으로 익숙하지 않은 나고야라는 지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타기 전 아기의 체력소진은 필수

아기와 함께하는 비행의 성공 조건은 미리 체력을 소진시키는 것입니다. 비행기 탑승을 하러 가는 길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키즈존 위치 확인입니다. 다만 두돌 전까지는 항공사 뽀로로존 정도로 체력 소진이 가능한데 그 이후 나이부터는 좀 더 다양하고 액티브한 공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천공항 키즈존 위치

https://sunshinesunny.tistory.com/20

 

여행팁] 인천공항 키즈존

인천국제공항은 어린이를 결합시키기 위해 다양한 키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1여객 터미널과 제2여객 터미널에 모두 어울리는 키즈존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

sunshinesunny.tistory.com

 

인천공항 키즈존


나고야의 첫인상: 한국의 대구?

나고야(名古屋, Nagoya)는 일본 아이치현의 현청 존재자 주부(중앙부) 지방의 중앙 도시입니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지리적으로 혼슈(本州)의 중부에 위치하며, 도쿄와 오사카의 주요 자리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관광지로서의 입지보다는 타 도시로 이동하는 경유지의 성격이 좀 더 강한 지역입니다. 2차대전 이후 완전 파괴된 도시가 자동차 산업, 세라믹, 로봇 등의 공업으로 부활해서 경제적으로도 수준이 높고,  지역 자립도가 높아 일본 내에서도 주민의 성향이 타 지역 대비 폐쇄적인 성향을 띄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한 이유들 때문인지 나고야에 첫발을 디디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한국의 대구 같은 느낌이 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나고야성 가는 길의 시케거리


나고야성, 금빛 역사 속을 걷다

나고야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는 바로 나고야성입니다. 이번 여행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볼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를 유적지를 5월의 좋은 날씨 아래 여유를 즐기며 둘러보았습니다. 나고야성은 1945년 공습으로 주요 건물 들이 대부분 소실된 후 현대에 이르러 재건했다고 합니다. 나고야의 상징적인 건물인 천수각(天守閣)은 23년 5월 기준 수리 중이라 입장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혼마루 어전(本丸御殿) 만 둘러 보았습니다. 혼마루 어전은 과거 성주와 손님을 초대하기 위해 사용된 호화로운 건물로 독립된 다다미 방과 금박으로 장식된 벽화가 특징입니다.

 

혼마루 어전의 금박 그림들

 


아이와의 여행, 진땀 나는 순간들

나고야성을 탐험하는 동안 놀 것이 없어 점점 지루해진 아기는 곧 칭얼거리기 시작했고 아이를 달래기 위해 급히 동네 놀이터가 없을지 찾아 보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낮은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아 일본 내 인구 4위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시 내에서 아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사람들이 찾지 않아 잡초가 무성해진, 버려진 놀이터가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도 아기에게는 재미있는 장소가 되어 놀이기구에 쌓인 먼지들을 엉덩이로 청소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심 속 어느 작은 놀이터

 


음식점 실패

대부분의 장소가 Google map을 통해 정보검색이 가능한 반면 나고야는 워낙 관광객 비중이 낮은 지역이어서인지 Google을 통한 음식점 검색이 원활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계획했던 식당 위치를 찾는 것에 실패하고 그냥 눈 앞에 있던 꼬치집을 찾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닭 모듬 꼬치를 주문해 보았는데 원래 일본인들은 꼬치를 약간 반숙(?)으로 먹기도 하는 것인지 간, 심장, 염통 등의 부위가 거의 겉만 익혀 나온 탓에 평소 육회도 잘 먹지 않는 저는 음식을 먹기가 좀 힘들어 맥주만 계속 들이켰습니다. 고요했던 나고야 시내는 저녁 시간이 되자 회사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엄청난 인파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음식점이 만석이었습니다. 겨우 빈 자리가 있어 찾아간 호텔 근처의 오뎅바는 기대만큼 맛이 있지가 않아서 일본 여행 최초로 식당 선택에 실패한 날이 되었습니다.

사장님 덜 익었어요...


갑작스러운 여행지 결정으로 사전 준비가 안된 탓에 첫날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5월의 날씨 아래 깨끗하게 정돈된 나고야 도심을 걷는 것은 그저 산책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자의식이 생기기 시작한 18개월 아기와의 나고야 여행기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